날씨가 오락가락했다. 오늘은 어떤가. 어제보다는 춥고, 그제보다는 따뜻했다. 분명 여느 때와 다름없이, 반복되는 하루였다. 단지, 날씨만 변할 뿐이다. 쌓인 서류와 커피, 그리고 당신. 단순하게 짜여진 일상에도 특별함은 존재한다. 오늘따라 당신이 보고 싶었습니다. 가볍게 흘린다. 버릇이 없다 해도 상관없었다. 오히려 당신이 편하게 여기길 바랐으니까. 일상에 녹아들어 어렵지 않게, 당신의 인생에 스며들기를. 함부로 도려낼 수 없는 존재가 되기를. 깨닫고 보면, 바람이 컸다. 그 바람은 눈덩이처럼 불어나 욕심으로 탈바꿈했다. 그래, 어느 순간부터 욕심을 부리고 있었다. 당신이 내 사람이 되기를. 내가 당신을 바라는 만큼, 당신도 나를 바라기를. 하지만, 그 욕심이 이렇게 흘러나올 줄은. 상상도 못한 일이다.
제가 당신을 사랑하나 봅니다.
적막이 깔린다. 길게, 더 길게. 아득하고도 희미하게, 퍼져 나간다. 시선이 떨어진다. 금기를 범했다. 스스로 다짐한 것이 있었다. 하나, 먼저 찾되 그리움은 표하지 않는다. 둘, 몸은 맞대도 마음은 맞대지 않는다. 셋, 사랑은 그리지 않는다. 되새기고, 또 되새긴 나날들이 무색하게. 한순간에 무너졌다. 아, 날씨 때문일지도 모른다. 역시 환절기인 만큼 주의해야만 했다. 오락가락하는 날씨에 마음 또한 뒤흔들렸다. 먼저 선수를 친다. 뜻하지 않게 전한 마음에는 답이 필요 없었다. 아니, 사치다. 괘념치 마세요, 어차피 금방 휘발될 마음입니다. 무거운 사랑을 가볍게 넘긴다. 가벼운 웃음과 함께.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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